2012년 7월 29일 일요일

번역가 님이 가르쳐 주시는 영어 독해 공부법!!!


오늘은 영어 읽기 공부, 독해 공부법을 간단히 말씀드리려고 해요. 지금까지 번역 강의를 하고 번역가 지망생들을 접하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은, 독해 능력이 부족한데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헤매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거예요.

독해 능력이 부족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첫째, 독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으면 아무래도 독서 능력도 뛰어날 확률이 높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요. 많이만 읽는다고 생각이 깊어지거나 폭이 넓어지는 것도 아니죠. 그보다는 책을 철저하게 분석하면서, 저자와 대화하면서 읽어야 해요. 둘째로, 언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어휘력이나 문장 이해력이 떨어져서 그런데, 이것은 사실 그다지 문제가 안 돼요. 조금만 공부하면 일정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오히려 문제는 첫째, 독서 능력이에요. 그 부분은 제가 위에서 권해드린 <독서의 기술>을 부디 읽으면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꼭 참고하세요.

책을 그냥 대강 읽으며 줄거리만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어요. 지금 번역가가 되려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저자의 의도를 한 문장 한 문장 파악하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영어 문장의 의미를 아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그 문장이 앞뒤 문장과 어떻게 연결되고, 그 문단이 앞뒤 문단과 어떻게 연결되고, 그것이 전체 소주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야 해요. 그러자면 하나하나 분석해야 하죠. 그 기술을 <독서의 기술>을 읽으면서 터득해보세요. 그 책을 읽는 데서 그쳐서는 당연히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은 아실 거예요. 직접 연습하고 습관으로 만드셔야 해요.

그러면 둘째 문제인 영어가 부족한 것은 어떻게 보충하느냐. 이건 사실 어떤 언어든 같아요. 일어든 독어든 중국어든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 제가 말씀드린 방법으로 6개월에서 1년 만 꾸준히 하시면 분명히 실력이 부쩍 늘어 있을 거예요. 거기에 모티머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개정판은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서 제안하는 분석 독서 방법을 접목시키면서 원서를 읽으신다면, 정말 1년 만에 놀랍도록 원서 해독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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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주 만만해 보이는 책, 애걔 나더러 이런 책으로 공부하란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책을 하나 잡으세요. 누가 치즈를... 같은 것도 좋습니다. 그런 것도 의외로 모르는 단어가 나올지 모르죠. 아니면 단어 공부하느라 사두고 제대로 보지도 않았던 '워드 스마트'도 좋습니다(성인용은 이야기 형태가 아니라 단어장 형태니 독해 공부에는 별로고요). 여하간 자신 있는 책을 골라서 읽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빠르게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나 문형은 표시만 하고 지나가고, 전체 내용 파악에 집중합니다. 그렇게 해서 전체 내용을 파악했으면, 책의 주제(줄거리)를 한두 문장으로 요약해본 뒤 다시 읽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좀 더 분석하면서 읽습니다. 각 문장에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으면 모조리 찾아내서 확실하게 알아냅니다. 단어를 찾았으면 단어장을 만들든지 해서 기록해둡니다. 그냥 버리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단, 단어의 온갖 뜻을 다 기록하지 마세요. 책에 쓰인 용법만 기록합니다. 문장 구조가 잘 이해가 가지 않으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확인하고 묻고 기록해둡니다. 그렇게 해서 '영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하는 겁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일단 한 문장 한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세 번째로 읽기 시작합니다. 이때는 찾았던 단어를 다시 확인하면서, <독서의 기술>에서 말하는 분석 독서 기법을 적용해봅니다.

네 번째, 다섯 번째는 두세 번째에서 분석하고 확인한 내용을 다시 검토하면서 표현이나 단어를 다시 한 번 새깁니다. 이런 식으로 책 한 권을 다섯 번 정도 읽습니다. 그러면 내용도 훨씬 깊이 이해할 뿐 아니라 읽는 속도고 빨라지고, 단어나 표현도 한결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본 책을 몇 달 뒤에 다시 한 번 읽으면 그 기억은 몇 년이고 가겠죠.

이렇게 한 권을 읽었으면, 다음에는 좀 더 어려운 책을 선택합니다. 장르는 한 가지로 고정하지 말고 섞어가면서 하세요. 평소 소설을 많이 읽은 사람은 거꾸로 교양서를 읽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는 연습이 필요할 테니까요. 이런 식으로 하면 2-30권 정도만 읽어도 외국어 실력을 포괄한 독해 실력이 전체적으로 월등이 나아졌다는 걸 어느새 느끼게 될 겁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붙으면 <독서의 기술>(<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이 개정판이라는군요)에서 이야기하는 최종 단계, 신토피칼 독서를 해보는 거죠. 책을 한 권 제대로 쓰려면 신토피칼 독서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여러 가지 저술을 읽으면서 비교/분석해야 하니까요.

자, 이제까지 독해 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간략히 이야기해보았는데, 어떠세요? 물론 직업이 따로 있는 상황에서 책 한 권을 대여섯 번씩 반복해 읽고, 그렇게 2-30권을 읽으려면 시간이 무척 많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번역가가 되는 데 꼭 필요한 투자이므로,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독해 능력이란 일반적인 경우 누구나 노력하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몇 문장 번역하려고 연습하기에 앞서, 이런 공부에 시간을 투자해보세요. 그러고 나서 번역 공부를 하면, 실력이 한결 빠르게 향상될 겁니다. 물론 번역은 '읽기' 능력뿐 아니라 '쓰기' 능력도 필요하므로, 거기에 필요한 공부와 연습에도 시간이 필요하죠.

어쨌거나 번역이란 바다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물장구 한 번 치지 않고 도망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부디 즐겁게 공부하시고, 남과 비교하지 마셔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가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출처: 네이버 카페 cafe.naver.com/trans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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