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9일 일요일

마감일까지 원고를 넘기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마감일까지 원고를 넘기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마감일에 원고를 넘기지 않으면 일단 독촉 전화나 메일을 받게 될 겁니다. 이것이 사람 피 말리지요. 번역하는 사람 치고 성격 느긋한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독촉 전화나 메일 받기 전부터 스스로 안달하는 상황에서 전화나 메일이 오면, 어쩔 줄 몰라서 스트레스 덩어리가 된 채로 번역하는 사람도 있고 몇 날 며칠 잠도 거의 못자고 끝내려고 기를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마감일에서 며칠 정도 늦어지는 것은 사전에 메일이나 전화로 편집자에게 양해를 구하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출간일이 이미 꽉 짜여 있고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이렇게 되면 편집자도 하루이틀 이상은 시간을 더 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번역가를 압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책 번역 시작할 때 출간 일정이 빠듯하니 마감 꼭 지켜달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상황, 이를테면 갑자기 아주 가까운 분이 돌아가셔서 며칠 동안 전혀 일하지 못하게 되었다든지, 자신이 다치거나 아파서 도저히 일할 수 없는 날이 있었다든지 하게 되면 미리 편집자에게 알려서 그쪽에서 시간을 조정하거나 다른 쪽에서 시간을 벌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번역가도 빠진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작업 시간을 늘려야겠지요.

 
하루 열두 시간씩 하면서 애를 썼는데도 늦어지는 경우라면 편집자도 어느 정도 이해해줍니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도 없이, 더구나 미리 말도 하지 않고 마감일 지났는데 연락도 하지 않다가 편집자가 연락하니까 한다는 소리가 "아직 못했어요. 보름 '만' 더 주세요"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렇게 되면 편집자는 더 이상 그 번역가를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번역가가 번역을 아무리 잘하더라도 일정도 못 맞추면서 미리 연락도 해주지 않으니, 그 사람에게는 되도록 일 맡기지 않으려 하겠지요. 실력이 있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맡길 때도 있겠지만, 우선 순위가 저 밑으로 낮아질 겁니다. 그렇다고 원고료를 받지 못하는 건 아닐 테지만 이 편집자와 다시 일하기는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다른 편집자가 '이 사람 어때?'라고 물었을 때 좋게 이야기하지는 않겠지요? 편집자에게 '날라리 번역가'로 낙인찍히는 일은 번역가로서 되도록 피해야 합니다. 그러니 마감은 되도록 지켜야 한다는 점, 사정이 생겨서 조금 늦더라도 미리 연락해서 편집자가 일정을 조정하거나 다른 곳에서 시간을 벌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 나도 번역 한 번 해볼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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