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9일 일요일
번역가 되기 - 4
오늘은 한 가지 비밀을 알려주겠다!
그러기 전에, 지난 시간에 내가 기록해보라고 했던 것은 어떻게 되었는가? 정말로 기록해보았는가? 흠, 아마도 지금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썼으리라고 믿는다. "여기까지 올 정도의 관심과 실행력"이라면, 그 정도 적는 것은 어렵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왜 그렇게 적어보라고 하는지 이번에 간단히 말해주겠다고 했다. 그 전에 다음의 인용구를 보자.
"무의식은 의식으로 바뀌기 전에는 인간의 삶을 방향짓고 인간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 칼 융
이 문장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 말을 한 사람은 독자가 잘 알고 있는 칼 융이라는 저명한 심리학자이다. 언뜻 봐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 말이다. 한 번 풀어서 살펴보자면 이렇다.
"무의식 속에 잠재된 생각들은 의식의 차원으로 올라와서 우리가 의식하게 되기 전에는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고, 따라서 삶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를 운명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또 근대에 인간이 이룬 가장 위대한 업적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아니라, 무의식 세계의 발견이라고도 했다.
도대체 이게 번역가가 되는 일과 무슨 상관이냐고? 당신은 <실패한 번역가>가 되기는 싫을 것이다, 아닌가? 성공한 번역가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아닌가?
자, 그럼 여기서 또 다른 질문.
당신은 왜 여기까지 읽었는가? 지금도 읽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아마도 여러 가지 답이 떠오를 것이다. 그 대답들도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내가 원했기 때문에"
내가 당신이 이곳에 와서 글을 읽고 도움을 얻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잘 이해가 안 간다고? 괜찮다. 잠시만 기다려보면 이해가 아주 잘 가게 될 테니까.
방금 전에 내가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에 따르면, 우리는 많은 일들을 무의식적으로 한다. 생각해보자. 밥을 먹을 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 운전할 때, 심지어 일을 할 때조차 의식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저절로' 행동할 때가 많지 않던가? 걸어가면서 왼쪽, 오른쪽, 천천히 조심해서 걸어야지 하면서 발걸음에 주의해본 적이 있는가? 밥 먹으면서, 젓가락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하는가? 그렇다. 이런 모든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무의식은 곧 습관과도 비슷하다.
여하간에 이렇게 우리는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운명이 된다. 그런데 적는 것과 무의식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무엇인가를 적을 때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작용 중 한 가지는, 무의식과 타협을 한다는 것이다.
글을 쓸 때를 떠올려보아라. 글을 쓰려면 먼저 어떻게 하는가? 그렇다. 먼저 생각을 한다. 어떻게 적을까, 어떤 말을 적어야 하는지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 것들을 걸러내게 된다. 내 무의식과 어울리지 않는 것들은 제거한다는 말이다. 적은 뒤에 그 적어둔 글을 보고서, 다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지우고 다른 말로 바꾼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무의식과 의식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타났을 때는 상당히 조화롭게 되며, 다시 이 과정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 가"를 무의식에 알려주게 된다.
무의식은 이 명령을 받아두었다가, 스스로 작용한다. 그리고 결과를 낸다.
앞서 내가 당신이 이곳에 온 이유는 내가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기록을 함으로써 무의식에 명령을 했고, 그 명령에 의해서 당신이 이곳에 오도록 만드는 방법을 터득해서 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좀 이해가 가는가?
기록하는 것은 무의식과의 대화이다. 네 번의 강의를 거치면서, 이 부분을 이렇게도 강조하는 까닭을 이제는 알았으리라고 본다. 아마도 이번 강의가 끝나고 나면, 아직도 적지 않았던 사람도 적어보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해주겠다.
"왜 번역가가 되고 싶은가? 번역가가 되려고 할 때 정말로 바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이것을 생각하면서, 목표를 적어보도록 하자.
출처: http://cafe.naver.com/trans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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