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9일 일요일

번역서를 읽는 눈


번역이란 한 언어로 쓴 글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 이라고 간단히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이런 의미가 된다.

"원문을 읽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나, 거기 담겨 있는 메시지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우리말로 옮겨서 옮긴 글을 읽었을 때도 원문을 읽었을 때와 같은 감정이나 메시지가 전달되게 하는 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이런 일이 애초에 가능하기는 한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이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왜 그럴까? 일단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해석'이기 때문이다. 해석은 사람에 따라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고로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감정과 다르게 받아들이는 메시지를 다 포착해서 그것을 똑같이 전달할 방법 따위는 애초에 없다. 언어와 인간 인식 자체에서 발생하는 한계 때문에, 어떤 위대한 번역자가 번역해도 그렇게 옮길 수가 없다는 뜻이다.

또 하나. 영어로 'I Love You'라고 말한 것을 우리말로 '사랑해'라고 옮긴다고 그것이 동일한 정서를 전달할 것 같은가? 천만에. 아래 사진을 보라.



 
똑같은 '고맙다'는 말에 반응한 물 결정 사진이다. (물에 '고맙다'를 나타내는 말을 각 언어로 인쇄해서 그 종이를 비이커에 붙여둔 뒤 물 결정을 찍은 사진) 보면, 언어마다 결정 모양이 다르다. 우리는 똑같은 '고맙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단어가 전달하는 정서와 메시지는 '비슷하기'는 할지 몰라도 똑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상상해보라. 한국 사람끼리 '고마워요'라고 말할 때 상대가 느끼는 감정과, 미국 사람끼리 'Thank you'라고 말할 때 상대가 느끼는 감정이, 과연 똑같을까? 문화마다 사람들이 느끼는 정서도 다르고, 결국 같은 말을 해도 받아들이는 방식 역시 달라진다.

그러므로 번역은 옮기는 사람의 '해석'과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게다가 '해석'뿐 아니라 '옮겨 쓰는' 과정에서도 옮기는 사람의 '개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번역 역시 '창작'이라 해야 한다. 처음부터 창작하듯이 할 때와는 물론 달라야겠지만, 번역이 창작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번역이 잘 됐는지 평가할 때 보통 '원문과 얼마나 똑같은지'를 보는데, 과연 이것이 좋은 평가 방법일까? 물론 원저자의 뜻을 왜곡하거나 멋대로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이것은 '오류'라고 봐야 한다. 저자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서 오류가 많은 책을 좋다고 하지 않듯, 역자가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오류가 많은 책 역시 좋지 않다. 하지만 1대 1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 역시 그다지 좋은 태도는 아닌 듯하다.

번역서는 번역서 자체로 평가하는 것이 좋다. 번역서는 결코 원저작과 똑같아질 수 없다. 그것은 다른 작품이다. 비슷하지만 다른, 새로운 작품.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번역서를 보면 좋겠다. 그것이 번역된 책을 읽고 평가하는 올바른 태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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